서울시의사회 의장단‧전문위원 회의가 회칙 문제를 그냥 덮고 갈 모양이다.
지난 21일 열린 회의에서 녹취된 ‘한다.’를 인정하지 않고, 회의록에 기록된 ‘할 수 있다.’를 인정하기로 했다. 작년 3월 정기대의원총회를 녹취한 것보다 직원이 속기한 것을 정리한 회의록을 인정하기로 한 것이다.
녹취는 당시 상황을 정확하게 반영한다. 반면 속기는 직원이 실수 할 수도 있다. 그런데 회의록을 인정하기로 했다. 상식적 판단이 아니다.
‘한다.’와 ‘할 수 있다.’는 의협에 파견하는 고정대의원을 정할 때 그 효력에 있어 매우 큰 차이를 갖는다.
작년 3월 정기대의원총회에서 개정된 회칙 제20조 의협파견 대의원 단서조항은 ‘고정대의원은 의장 1명, 회장이 추천하는 1명으로 선출한다.’이다. 이 회칙대로라면 현 의장이 의협파견 고정대의원이 돼야 한다. 지금 의협파견 고정대의원인 전 의장은 자격이 없다. 그런데 작년 10월에 의사결정 과정도 없이 회칙 제20조 단서조항이 ‘할 수 있다’로 바뀌었다. 이를 근거로 전 의장은 금년 4월에 의협파견 고정대의원이 됐다.
21일 회의는 13명 중 12명이 참석했다. 이날 회의에서는 참석자들 대부분이 ‘같이 일하던 전임 의장 문제라서 말하기 불편하다.’는 것이었다.
상식적으로 판단해야 한다.
회칙은 법조문이다. 고정대의원을 정하는 데 당연히 ‘한다.’로 정하지 ‘할 수 있다.’로 정하지는 않는다. 녹취가 속기보다 더 정확하다.
작년 3월에 정총이라는 의사결정 과정을 거쳐 마련된 회칙이 작년 10월에 아무런 의사결정 과정 없이 바뀌었다. 속기를 근거로 바꿨다.
의료계 누구도 이 문제를 공식적으로 지적하고 바로잡으려고 하지 않는다. 참 문제이다. 의료계를 위한다면 누군가는 나서서 이를 바로 잡아야 한다.